美 ‘대통령의 날’ 의미 퇴색

입력 2010-02-17 00:52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이 정체성 위기에 몰리고 있다.”

2월 셋째 월요일(올해는 2월 15일)으로 정해진 미국 대통령의 날은 공식 휴일이다. 그러나 각 주 상황에 따라 기념하는 대통령과 날짜가 달라 대통령의 날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15일 보도했다.

원래 대통령의 날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생일(2월 22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1968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생일(2월 12일)도 같이 기념하자며 ‘대통령들의 날’로 개정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워싱턴이 태어난 버지니아주에서는 그의 생일이 대통령의 날이라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다. 그런데 매사추세츠주에선 이곳 출신 대통령인 존 애덤스, 존 퀸시 애덤스, 캘빈 쿨리지, 존 F 케네디 등 4명의 기념일로 간주된다.

알칸사스주에서는 1950∼60년대 인권운동을 주도했던 이 지역 출신 인권운동가 데이지 갯슨 베이츠 여사를 워싱턴과 같은 반열에 놓고 함께 기념한다. 앨라배마주에서는 워싱턴의 동료이자 세 번째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도 대통령의 날을 함께한다. 뉴멕시코주에서는 대통령의 날이 2월이 아니라 11월이다.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지정해 노동자들로 하여금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