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석현 “靑·친이, 박근혜 이지메 한다”
입력 2010-02-17 00:51
민주당은 16일 한나라당의 세종시 당론 변경 추진과 관련, “집권 여당이 정쟁에 빠져 민생은 뒷전”이라고 공격했다.
정세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현 정권이 (세종시 수정에) 매몰돼 실업 문제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 국가 부채 해결,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 안정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집권층이 지금 할 일은 세종시 문제를 매듭짓고 민생을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당론 변경을 둘러싸고 전투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도탄에 빠진 민생과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국민들은 국회에서 제발 싸우지 말라고 하는데, 당 중심으로 (세종시 관련) 결론을 내리라는 이 대통령의 말에 한나라당이 소란”이라고 비난했다.
이석현 의원은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한나라당의 은인’, ‘소신 있는 정치인’ 이라고 두둔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었을 때 120석을 얻어내 군소정당 전락 위기의 한나라당을 살린 분”이라며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가 한통속이 돼 세종시와 관련해 바른 말을 하는 박 전 대표를 이지메(집단따돌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의 분란을 노린 발언이다. 민주당은 세종시 당론 변경이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을 심화시키고, 집권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과 무소속 유성엽 의원 등 113명은 “세종시 수정안의 입안과 발표, 홍보 과정에서 나타난 정치공작과 여론조작, 기업특혜 의혹 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국회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과 선진당은 여당의 반대로 국정조사가 현실화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 세종시 집회 군중 동원 의혹에 관해서는 자체 합동진상조사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충청권은 세종시 백지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운찬 총리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격민간자문단과의 오찬, 국회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찬을 갖고 세종시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정 총리는 “제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만큼 민주주의가 된 나라가 없는 데 성숙한 민주주의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역지사지도 없고 남에 대한 배려도 없다”며 “겉뿐만 아니라 속도 잘 나가야 하며, 특히 지속적인 성장은 속이 알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하윤해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