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돌아왔다… 감염 年 1.15배씩 늘어

입력 2010-02-16 18:40

회충과 간디스토마 등 ‘장내 기생충’이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이준행 교수팀은 2000∼2006년 사이 건강검진을 처음 받은 7만8073명(평균나이 49.4세)을 대상으로 분변 내 기생충 양성률을 조사한 결과, 2000년 2.51%에서 2006년 4.45%로 증가세를 보였다고 16일 밝혔다. 7년치 전체를 놓고 보면 기생충 유병률이 1년에 평균 1.15배씩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분변 검사에서 발견된 기생충은 회충, 편충, 간흡충(간디스토마), 요코가와흡충, 광열열두조충, 왜소아메바, 대장아메바, 람블편모충, 이질아메바 등 총 9종이다. 특히 눈에 띄게 늘어난 기생충은 간흡충과 왜소아메바로 각각 7년새 1% 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간흡충이 증가한 것은 감염 원인인 참붕어, 모래무지 등 담수어를 생식하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왜소아메바는 분변이나 사람간 접촉, 오염된 식수 등을 통해 감염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회충은 2000년에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지만, 2006년에 0.01%의 양성률을 보였다. 이준행 교수는 “기생충 감염을 과거의 질병으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생활 양식의 변화에 따라 감염이 늘고 있다”면서 “간흡층과 왜소아메바 등 치료를 필요로 하는 기생충 질환 예방을 위한 대국민 교육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