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한의학 박사 1호’ 탄생… 박수현씨 “하버드대 교수가 꿈”

입력 2010-02-16 18:31

탈북자 출신 한의학 박사가 최초로 탄생했다.

주인공은 경기도 성남에서 ‘묘향산한의원’을 운영하는 박수현(44)씨. 박씨는 1993년 10월 입국해 2001년에는 탈북자 출신으로는 첫 한의사가 됐다. 박씨는 한약재인 청피(귤껍질)와 지골피(구기자 뿌리의 껍질)가 스트레스 감소에 끼치는 효과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으로 오는 19일 경원대 졸업식에서 박사모를 쓴다.

박씨는 16일 “한의학은 믿음의 의학으로 환자가 나를 더 잘 믿을수록 치료 효과가 더 좋다”면서 “한의사만 해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었지만 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매일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야간 과정을 다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았다. 석사 과정에 들어가 수료는 순조롭게 했지만, 논문을 쓰려면 합격해야 하는 영어 시험이 번번이 박씨의 발목을 잡았다. 북한에서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탓이 컸다. 박씨는 입학 5년 만인 2007년에야 영어 시험의 벽을 넘어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영어 관문을 넘어선 박씨는 박사 학위는 불과 3년 만에 따냈다.

박씨는 “내가 밑바닥부터 시작해 간혹 돈이 없는 탈북자나 어려운 사람들은 진료비를 덜 받기도 한다”면서 “영어 공부를 더 해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교수를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