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할머니, 사이버대학 학사모 쓴다… 임정자씨 “요양시설 세울 계획”
입력 2010-02-16 18:38
대전 덕암동 72세 임정자 할머니가 20일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다. 뒤늦게 학업을 재개한 열정도 대단하지만 모든 강의를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학사 일정을 70대 할머니가 무리 없이 소화했다는 점에서 향학열이 더욱 돋보인다.
임 할머니는 은행에서 일하던 20대 시절 충남대 영어영문과 야간대학을 2년간 다녔다. 그러나 1962년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려고 은행을 그만두면서 학교도 중퇴했다. 임 할머니는 대학을 떠난 지 46년 만인 2008년 서울사이버대 3학년 과정에 편입했다. 그는 “21세기는 고령화로 노인복지가 중요한 시대”라며 “복지사업을 벌이는 데 필요한 교육을 받으려고 사회복지학과를 지망했다”고 말했다.
임 할머니는 2년 만에 사회복지사 2급, 유아보육교사 2급, 건강가정사, 성폭력 상담, 종이접기 강사 자격증을 따냈다.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입원했을 때는 2개월 반 동안 병상에 엎드려 사위의 노트북으로 공부했다.
임 할머니는 “대청댐 인근에 땅 5000여㎡를 사놓았다”며 “졸업 후 노인과 유아를 위한 요양시설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할머니는 “선진국에서는 유아와 노인이 서로 도움을 주는 시설이 많다”며 “꼭 시설을 건립해 남은 열정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