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銅도 대견한데 金이라니…” 글썽… 포천 집, 낭보에 환호성

입력 2010-02-16 18:22

“자기 생일에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줘 너무 기쁩니다.”

16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 모태범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아버지 영열(52)씨는 “어젯밤 꿈이 좋아 메달을 기대했는데 그게 금빛이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모 선수의 집에 모여 TV 중계방송을 지켜보며 작은 북을 두드리는 등 응원전을 펼치던 가족과 친척들도 1등이 확정된 순간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어머니 정연화(50)씨는 “생일인데 미역국을 못 끓여줘 미안한 마음에 메달권 진입만이라도 좋다고 기도했는데 금메달이라니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누나 은영(25)씨는 “태범이가 캐나다로 떠나면서 생일날 경기를 하게 되는데 느낌이 좋다고 말하더니 진짜로 금메달을 따냈다”며 대견해했다.

가족과 친척들은 1차 시기 경기가 시작된 뒤 모 선수가 2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하자 은근히 메달을 기대했다. 속개된 2차 시기에서 19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모 선수가 출발 직후 앞서 나가자 가족과 응원단은 두 손을 불끈 쥐고 함께 내달리듯 응원했다. 마지막 2명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1위로 올라서자 초조한 마음으로 남은 레이스를 지켜보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포천=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