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MS “모바일 OS 패권 잡아라”

입력 2010-02-16 18:20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단말기·SW업체 ‘스마트폰 전쟁’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단말기 제조사 및 소프트웨어 업체가 사활을 건 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제품 출시로 반격에 나서는가 하면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合從連衡)도 횡행한다.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이 그 전장(戰場)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분야에선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 구글을 향해 포문을 열었고 단말기 부문에선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등이 전략 제품을 쏟아냈다.



◇모바일 OS ‘춘추전국시대’=스마트폰의 최대 장점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며, 애플리케이션은 O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모바일 OS를 장악하는 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잡을 수 있다.

단말기 및 모바일 OS 세계 1위인 노키아는 영역을 더 넓히기 위해 반도체 1위 인텔과 손잡았다. 노키아와 인텔은 15일 MWC에서 각사의 모바일 OS를 통합한 ‘미고(MeeGo)’를 올 2분기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고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넷북,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포괄하는 OS다. 리니 제임스 인텔 부사장은 “미고는 애플 아이폰, MS 윈도폰, 구글 안드로이드와 경쟁하겠지만 스마트폰을 넘어서 차세대 모바일 기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MS는 이날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차세대 모바일 OS ‘윈도폰7’을 공개했다. MS는 PC OS를 장악하고 있지만 모바일 OS에선 노키아, 림, 애플에 한참 밀리며 구글에도 쫓기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것이 윈도폰7이다. ‘준(Zune)’이라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와 자체 검색엔진 ‘빙(Bing)’을 탑재하는 등 애플과 구글의 전략을 따랐다. AP통신은 윈도폰7에 대한 업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전하며 “MS가 돌아왔다”고 표현했다.

노키아와 MS의 표적이 된 구글은 16일 오후 에릭 슈미트 CEO가 MWC 기조연설자로 나와 OS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단말기 경쟁도 후끈=이번 MWC에서 단말기 2위 삼성전자는 독자 플랫폼 ‘바다’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웨이브’를, 4위 소니에릭슨은 첫 안드로이드폰 ‘엑스페리아 X10’을, 5위 모토로라는 최신 안드로이드폰 ‘퀸치’를 공개했다. 모두 각사가 야심 차게 준비한 전략 스마트폰이며 국내 시장에도 상반기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업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웨이브에 관한 반응이 좋다”고 자랑했지만 빅 군도트라 구글 부사장은 “(웨이브에 탑재된) 새 플랫폼은 인상적이지 않다”고 혹평했다.

메이저 휴대전화 제조사가 아닌 업체들도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 도시바는 윈도폰6.5를 탑재한 ‘TG02’와 ‘K01’을 선보였고 대만 최대 PC업체 에이서는 안드로이드폰 ‘리퀴드e’를 공개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