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美시장 1위 오른 삼성 휴대전화

입력 2010-02-16 18:14

삼성전자가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휴대전화 판매 1위에 올랐다고 한다. 1997년 북미시장 진출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이곳의 맹주 모토로라를 제친 것이다. 값지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485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25.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과 캐나다 사람들이 지난해 구입한 휴대전화 4대 가운데 하나는 삼성전자 제품이라는 얘기다.

북미 지역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1위 등극은 실로 대단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1988년 휴대전화라곤 외국산밖에 없던 때에 삼성전자가 애니콜을 출시하면서 시작된 단말기 신화가 이제 북미시장을 석권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만큼 품질과 마케팅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세계시장에서 노키아와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만 노키아가 점점 하향세를 보이는 반면 삼성전자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머지않은 장래에 세계시장 1위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다만 시장점유율에 급급한 나머지 지나치게 중저가폰 위주의 공급이 이루어지면 자칫 고급브랜드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미국 4대 메이저 통신회사에 전 세계 단말기업체 중 가장 많은 모델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 다양화도 중요하지만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프리미엄폰 분야에서도 히트상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이다. 스마트폰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급속히 판매를 넓혀가고 있고, 그 위력은 가공할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도 옴니아 시리즈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판세는 초반 성적이 중요한 만큼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