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반격 연합군 멈칫… 아프간 반군거점 조기장악 지연

입력 2010-02-16 18:14

미군 주도의 연합군이 아프가니스탄 마르자 대공세를 전개하는 데 맞서 수세에 몰렸던 탈레반이 반격에 나섰다.



흩어졌던 탈레반 전사들이 마르자로 재결집해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술을 펼치는 탓에 연합군의 진격이 늦어지고 있다고 대공세 나흘째인 16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소규모로 소총 공격대를 구성해 연합군의 차량을 공격하는 형태다. 특히 탈레반은 어둠을 틈타 연합군이 장악한 지역까지 침투해 차량에 사격을 가하는 대담함까지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마르자 곳곳에 대규모 지뢰와 부비트랩을 매설해 연합군이 전진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마르자 지역을 조기에 장악해 주민 지원에 나선다는 연합군의 2단계 작전은 아직 실행조차 못하고 있다.

연합군의 더 큰 걱정은 대공세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늘면서 아프간 주민들의 반감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이날 작전 지역인 마르자에서 3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병사들의 정지 명령을 무시한 채 접근하다가 사살됐으며, 1명은 연합군과 탈레반 대원 간 교전 중 숨졌다고 ISAF는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 13일 시작된 마르자 대공세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15명으로 늘었다.

앞서 15일에도 연합군의 오폭으로 민간인 5명이 숨졌으나, 칸다하르주에서 발생한 일로 마르자 대공세와는 무관하다고 ISAF는 해명했다.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자 스탠리 매크리스털 연합군 총사령관은 민간인 사망을 유발한 경량다연장로켓발사기(HIMARS) 사용을 금지하는 등 교전수칙을 강화했다. 또 탈레반 대원들이 총을 소지하지 않았을 경우 먼저 발포하지 말도록 명령했다. 민간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교전수칙 강화로 인해 연합군의 작전은 더욱더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조크 스티럽 영국 공군대장은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작전에) 매우 심각한 차질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