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새 기준금리 ‘코픽스’ 공시… 이자부담 줄어들까 관심

입력 2010-02-16 18:07

은행권의 새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가 16일 처음 공시됨에 따라 관련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은행 간 대출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코픽스에 연동한 대출상품이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상품보다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리 인하 효과 있나=은행들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코픽스 대출상품을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은 17일부터, 기업은행은 이번주 중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 중도금 대출 등에도 코픽스 금리를 적용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민·신한·하나은행과 농협 등도 이달 안에 코픽스 주택대출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코픽스를 바탕으로 한 신규 대출상품의 금리는 가산금리가 축소돼 현재보다 이자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기존의 CD 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과 견줄 때 고객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하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은 17일 출시할 코픽스 연동대출을 CD연동대출보다 0.1% 포인트 정도 인하할 방침이다.

관건은 은행 간 대출 선점 경쟁이 금리 인하 효과로 이어질지 여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 상품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픽스 상품으로 갈아타야 하나=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고민할 게 별로 없다. 코픽스 기준 대출금리가 CD연동형 대출금리보다 낮게 책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CD 연동형 상품은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뀌지만 코픽스 연동형은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 금리가 바뀐다. 금리 상승기에 코픽스가 대출자에게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기존 대출자들은 갈아타기를 결정할 때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출 조건이 개인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개 대출받은 시기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린다.

지난해 대출을 받았다면 즉시 갈아타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은행들이 지난해 2분기 CD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코픽스 상품으로 바꾼다면 당장 대출이자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향후 금리상승에도 대비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시중 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CD 연동 상품의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에서는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0.5∼0.75% 정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대로 2008년 이전에 대출을 받은 경우 CD 연동 대출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새로운 금리로 갈아타면 예전에 받았던 저금리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대출자들이 코픽스 연동대출로 전환할 경우 반드시 기존 대출의 가산금리 수준을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들은 앞으로 6개월간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코픽스 연동 대출로 전환해줄 방침이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