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7 타보니… 엔진음 작고 가속성 좋아 곡선구간도 흔들림 없어
입력 2010-02-16 17:55
기아자동차 최초 준대형 세단 K7은 요즘 잘 나간다는 차종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이후 올 1월까지 약 1만대가 팔렸나갔다. 출시 당시 기아차는 빛과 선이 돋보이는 럭셔리 스타일, 동급 최고 동력성능, 고품격 하이테크 신기술, 대형차 수준의 실내공간 등을 강조했다.
K7 주력 모델 VG270(2700㏄) 중 최고급 사양인 ‘프레스티지 프리미엄’(3800만원). 우선 외관부터 살폈다. 운전석 쪽으로 다가가니 사이드미러가 펼쳐지고 도어 손잡이에 불이 들어왔다. 스마트키를 가진 차주를 알아보도록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는 ‘웰컴’ 기능이다. 뒷모습에서는 기아차의 육중한 곡선 디자인과 듀얼 머플러가 돋보였다. 힘이 얼마나 좋을지 궁금해졌다. 올림픽대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이용, 예전에 점 찍어둔 소양강변 닭갈비집에 가보기로 했다.
도어를 열자 실내등과 함께 무드조명, 풋램프가 자동으로 켜졌다. 웰컴 기능과 함께 운전자 감성을 만족시켜준다는 기능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다른 수입차들도 채택한 바 있다. 또 뒷좌석에 카시트 두 개를 설치하고 아이들을 태우자 대형차 수준의 실내공간이라는 말은 조금 무색했다. 공간 크기를 결정짓는 휠베이스가 2845㎜로 동급 최대라고 했지만 다른 준대형과 큰 차이가 없어보였던 것이다.
특별히 신경 썼다는 정숙성 때문일까. 시동버튼을 누르니 아파트 지하주차장임에도 불구하고 엔진음이 아주 약하게 들려왔다. 화곡로를 지나 올림픽대로로 접어든 뒤엔 속도를 시속 100㎞ 이상으로 올려봤다. 곡선구간에서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준대형차 최초로 2700㏄모델에도 완충능력을 최적화시키고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진폭감응형 댐퍼(ASD)를 기본 장착, 조정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얘기가 실감났다.
강일IC를 지나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VG270에 적용된 뮤우 2700㏄ MPI 엔진은 최고 출력 200마력에 최대토크 26.0kg·m, 연비는 11.0㎞/ℓ다. 곡선 및 터널구간이 많은 서울∼춘천고속도로지만 차체가 묵직하고 가속성이 좋아 안정감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시속 150㎞ 이상 밟아봤는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고속상태가 한동안 유지돼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했다. 6단 자동변속기 역시 부드러워 변속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대형차처럼 노면에 착 달라붙는다는 느낌은 부족했다. 고속상태에서 핸들링이 가볍다는 점도 취향에 따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김 서림을 자동 방지하는 오토 디포그 등 최첨단 공조시스템은 운전에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또한 가솔린 전 모델에 안전을 위한 차체자세제어장치(VDC)도 기본 장착됐다. 하지만 100㎞ 이상 주행 시 풍절음(바람소리)이 생각보다 컸다. 특히 시속 130㎞ 이상에서는 동승한 아내의 낮은 목소리를 알아듣기 힘들 정도였다. 기아차는 당초 아웃사이드 미러와 도어 프레임, 냉각팬 등 관련 부품에 대한 최적설계로 고속 주행시 외부 소음 실내 유입을 최대한 방지했다고 밝혔었다. 럭셔리한 인테리어 등 눈에 보이는 것에만 더 관심을 기울인 게 아니었는지 아쉬운 부분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