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공자-춘추전국시대’] 화면에서 만나는 ‘공자님 말씀’ 색다르다
입력 2010-02-16 17:43
11일 개봉한 ‘공자-춘추전국시대’는 유교사상가가 아닌 지략가로서 공자의 면모를 부각시킨 영화다.
100개의 우마차로 500대의 전차를 물리치는 전략, 말 한 마디로 영토를 되찾는 계교는 마치 ‘삼국지’의 제갈공명을 연상시킨다.
총 제작비 350억원, 공자의 다른 면을 조명하며 중국 개봉 첫 주 70억원의 수익을 올린 ‘공자’지만 스펙터클한 전투장면을 기대하는 국내 관객이라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천하통일을 위한 열망으로 전쟁이 난무하던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왕 노정공은 당대 최고의 책략가인 공자를 등용해 무너져가는 왕권의 부활을 노린다. 공자는 수많은 전쟁과 내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노나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끝없는 전쟁 속에 공자를 탐하는 많은 나라와 그를 시기하는 무리로 인해 공자는 결국 노나라에서 쫓겨나 떠돌이 신세가 된다.
거액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영화에서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치열한 전투 장면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공자’는 중국스러운 스펙터클을 선보인다. 기암절벽이 빽빽한 중국대륙의 절경과 인산인해를 이루는 엑스트라를 보면 거대함을 추구하는 대륙의 고집이 느껴진다.
중화권의 영웅으로 불리는 톱스타 저우룬파(주윤발)가 큰 눈망울로 만들어내는 인간 공자의 선한 면모 역시 중국이 추구하는 공자라는 위인의 면모를 드러내기엔 손색 없다. 영화는 역사에서도 묘사된 공자와 위나라 왕의 첩인 절세미인 남자(저우쉰 분)의 스캔들 장면도 짤막하게 담았다. 수업시간이나 책에서만 읽던 공자 말씀이 화면에서 되살아나는 장면에서 역사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
하지만 위, 진, 오, 노, 제 등 혼란스러운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적 배경은 중국 역사를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몰입도를 반감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계도적 목적이 드러나는 영화는 저우룬파 주연의 색다른 중국 액션물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실망을 느끼기 쉽겠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