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만드 대공세 사흘째, 아프간 연합군 마르자 장악… 민간인 12명 사망

입력 2010-02-15 20:23


서방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으로 구성된 연합군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거점지역인 헬만드주 마르자시에 대한 대공세 3일 만인 15일(현지시간) 이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 그러나 로켓 오폭으로 민간인 12명이 숨지는 등 대공세 희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마르자 중심부 장악=미국 해병대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안보지원군(ISAF), 아프간군으로 구성된 1만5000명의 연합군은 15일 탈레반군의 근거지였던 마르자와 내드 알리 지역 대부분을 점령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마르자 중심 지역을 비롯해 30∼35개 마을을 수중에 넣었다고 연합군은 밝혔다. 현지 다리(Dari)어로 ‘모두 함께’를 의미하는 ‘무시타라크’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초기이긴 하지만 성공적이라는 게 연합군 측의 평가다.

아프간 육군의 아미눌라 파티아니 부사령관은 “탈레반이 마르자와 내드 알리 지역에서 대부분 철수했다”며 “탈레반이 방어 중심의 게릴라전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아프간전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대공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곳곳에 설치해 둔 사제폭탄 때문에 작전 진행 속도가 다소 늦춰지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도로 곳곳에 설치된 부비트랩을 제거하느라 연합군의 이동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0분에 한 번꼴로 폭발음이 들릴 정도라고 한다. 교각에는 수많은 폭발물이 설치돼 있어 미 해병대는 임시 다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아프간 전략 시험대”=대공세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14일 연합군이 경량다연장로켓 발사기에서 발사한 로켓 두 발이 목표물에서 300m나 벗어나면서 민간인 12명이 숨졌다. 어린이 5명도 포함됐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연합군은 이날 현재까지 27명의 탈레반을 사살했다. 연합군 희생자도 대공세 개시 이후 3명으로 늘어났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마르자 대공세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제시한 새 아프간 전략의 승패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프간군과 경찰을 직접 작전에 투입시켜 마르자를 탈환한 후 아프간 정부에 현지 치안을 맡긴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이다. 공격 과정에 현지 주민의 희생이 이어지면서 민심이 돌아설 수 있는 데다 아프간 고위 관리들의 부패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마르자 대공세의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