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단 첫 金, 쇼트트랙 1500m 이정수… 금꽃 피운 얼음판 신동 “이젠 다관왕”
입력 2010-02-15 18:43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국 첫 금메달 주인공 이정수(21·단국대)는 주니어 선수 시절부터 빙상 신동 소리를 들으며 엘리트 코스만 밟아왔다.
이정수는 선배 안현수(25·성남시청) 이호석(24·고양시청)이 부상으로 각종 국제 대회에 불참한 빈 자리를 훌륭히 메우다 어느덧 남자 대표팀 에이스 자리까지 바라보게 됐다.
서울 월계동 선곡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은 이정수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운동을 시작했으나 2년 뒤 쇼트트랙으로 종목을 바꿨다. 기술적으로 코너웍이 좋았고, 정신적으로는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정수는 서울 석관중과 광문고를 거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광문고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관왕 진선유를 배출한 쇼트트랙 명문이다.
광문고에 다니던 이정수는 한국 주니어 국가대표 남자 에이스로서 2006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종합 1위(금메달 1개·은메달 1개)에 올랐다. 이 때부터 이정수는 세계 쇼트트랙 무대에 본인의 이름을 알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정수는 2007 세계주니어선수권 3관왕, 2008 세계주니어선수권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 단거리와 중장거리에 모두 강한 전천후 선수로 인정받았다.
주니어 시절 쌓은 탄탄한 기량과 국제 경험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뽑힌 이정수는 2008∼2009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1500m에서 성인 국제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정수는 이 때부터 1500m를 자신의 주종목으로 키워나갔다.
이정수는 지난해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5000m계주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땄다. 1500m에서는 이호석에 뒤져 2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정수는 이어진 월드컵 4차 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 종목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이정수는 총 5명인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중간 허리 역할을 한다. 이호석 성시백은 2년 선배고, 곽윤기 김성일은 1년 후배들이다.
이정수는 금메달 획득 다음날인 15일(이하 한국시간)에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이정수는 오는 21일 1000m, 27일에는 5000m계주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대회 개막 전 AP통신으로부터 1000m, 1500m, 5000m계주 금메달 후보로 지목받은 이정수는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뒤 새로운 꿈 밴쿠버 다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밴쿠버=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