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5000m 깜짝 은메달 이승훈 “4년 후 쇼트트랙서 금메달 도전”

입력 2010-02-15 18:43

‘4년 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 금메달에 도전해볼까?’

밴쿠버 대회 초반 한국 선수단에 깜짝 은메달 선물을 안긴 이승훈(22·한국체대)의 겁 없는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 메달(남자 5000m 은)을 따낸 이승훈이 쇼트트랙 선수로 다시 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승훈은 1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시내 코리아 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쇼트트랙 욕심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쇼트트랙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 가운데 동·하계 올림픽을 막론하고 다른 종목에서 동시에 메달을 딴 사람은 없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기수 강광배가 루지(1998 나가노), 스켈레턴(2002 솔트레이크시티·2006 토리노)에 이어 봅슬레이 종목까지 출전하게 됐지만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다.

만일 이승훈이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면 메달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이승훈은 한국인 첫 복수 종목 메달리스트 꿈을 갖고 있다.

이승훈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경력도 화려하다. 2006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금메달, 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와 2008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5000m계주 금메달을 땄다. 현재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중추인 이호석 성시백 등이 당시 이승훈과 함께 뛰었다.

“지난해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고 스피드스케이팅에 도전할 때 다른 사람 스케이트화를 빌려서 탔다”고 한 이승훈의 적응력과 의지라면 쇼트트랙 금메달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밴쿠버=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