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호평, 힘받는 鄭총리… 국정 영향력 위상변화 감지

입력 2010-02-15 20:33

여권 주류 내부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의 위상에 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정 총리의 업무능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세종시 수정안 처리와 관련해 정 총리가 비판을 당하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은 모습에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호평했다”고 말했다.

정 총리를 기용하면서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못했던 청와대로선 분명 달라진 입장이다. 특히 정 총리가 환영받지 못하면서도 충청권을 계속 방문해 민심 설득에 노력을 기울인 부분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한승수 총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입구에서 조문을 거절당하자, 타고 있던 버스에서 한번 내리지도 않고 발길을 돌렸던 것과 대조된다는 평가다.

정 총리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이례적으로 비판하며 각 세우기에 나섰던 것도 청와대의 이 같은 기류를 미리 읽고 행동에 옮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여권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몸을 던져가며 일하는 사람들을 아낀다”면서 “정 총리가 학자 출신답지 않게 반대 목소리를 피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자 이 대통령도 신뢰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 수정안 처리 국면이나 총리실 인사 등에 대해 정 총리의 입김이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정 총리에게 숙제가 없는 건 아니다. 임명 초기에 높은 기대감을 표출했던 한나라당 내 친이계 의원들의 시선이 조금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의 4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는 만큼 여당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