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명 이용 ‘슈퍼 앱스토어’ 2011년 초 생긴다

입력 2010-02-15 20:47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0’ 개막

전 세계 30억명을 대상으로 한 ‘슈퍼 애플리케이션 장터(앱스토어)’가 내년 초 나온다. 세계 24개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반(反)애플 동맹을 형성, 공동으로 앱스토어를 개설하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이 가세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앱스토어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KT는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통신 관련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서 전 세계 23개 통신사와 함께 ‘도매 애플리케이션 커뮤니티(WAC)’ 창설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이통 가입자 3분의 2 이상(30억명)을 보유하고 있는 24개 통신사가 WAC라는 앱스토어를 만들어 내년 초 선보인다는 내용이다. WAC가 만들어진다면 규모와 파급력 면에서 단번에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앱스토어 시장은 애플이 99.4%를 점유한 가운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림, 노키아 등이 뛰어든 상태다.

KT는 미국 AT&T, 독일 도이체텔레콤, 프랑스텔레콤, 스페인 텔레포니카와 함께 WAC 창설을 주도했다. 각국 주요 통신사들은 애플, 구글 등 비(非)통신업체들이 선점한 앱스토어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말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에릭슨도 WAC 창설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통신·전자업체들의 첨단 기술 경연장인 이번 MWC에는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KT SK텔레콤 구글 MS 등 단말기,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인터넷 분야를 아우르는 1300여개 업체들이 ‘모바일 대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MWC 개막 전날인 14일 ‘삼성 모바일 언팩(Unpacked)’ 행사에서 독자 플랫폼 ‘바다(bada)’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처음 공개했다. 세계 휴대전화 2위 업체의 독자 플랫폼이 탑재된 첫 제품으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바다’로 무장한 웨이브폰은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휴대전화보다 화면 선명도가 5배 이상 높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웨이브는 삼성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바다’라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합쳐진 스마트폰”이라며 “앞으로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MWC에선 스마트폰의 핵심인 모바일 운영체제(OS) 전쟁도 치열하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모바일 OS 최신 버전인 ‘윈도모바일7.0’을 공개, 자존심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MWC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노키아는 바르셀로나에서 독자적인 행사를 열어 심비안 OS의 개방형 버전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에릭 슈미트 CEO가 직접 나서 개방형 웹 생태계 철학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내 통신사로는 유일하게 전시관을 설치한 SK텔레콤은 휴대전화로 자동차를 원격 제어하는 MIV와 모바일 3차원(3D) 영상 구현 기술 등을 선보였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6∼17일 MWC 행사장을 찾아 ‘모바일 비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