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가격 ‘요지부동’ 이유 있었네… “이 값 밑으로 팔지마” 4대 제과업체 으름장

입력 2010-02-15 18:02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밀가루값 인하에도 불구하고 라면, 과자 등의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알고 보니 가격이 안 내리는 이유가 있었다. 과자업체들이 소매점들에 물량을 공급하면서 자신들이 정한 가격 이하로 판매하지 못하게 강제해온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 4개 제과업체들이 유통과정에서 판매가격 및 거래지역·거래상대방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나 오리온의 경우 스낵, 캔디, 초콜릿 등 과자제품을 판매하면서 대리점·도매상에 대해 제품별 판매하한가격을 정하고 이 가격 이하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롯데제과의 경우 일반슈퍼 등 소매점에 대해서도 할인판매 행사가격을 정하고 가격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4개 업체 모두 대리점에 대해 정해진 영업구역 내에서 일정한 거래처와 거래하도록 제한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유통과정에서 판매가격 및 거래지역·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2008년 기준으로 롯데제과 29.5%, 오리온 20.5%, 해태제과 12.4%, 크라운제과 10.6% 등 상위 4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가격경쟁 제한행위 등이 시장가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