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모바일 금융 혁명까지 일으키나… 은행권·금융결제원, 뱅킹 공동시스템 구축 계획
입력 2010-02-15 17:55
요술지팡이가 따로 없다. 스마트폰 하나로 주식 거래, 은행 계좌이체는 물론 수표 입금이 가능해진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가 하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인출할 수도 있다. 금융에서도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모든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으며, 복합기기라는 스마트폰 특성에 맞춘 독특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가속도 붙은 금융과 모바일 ‘퓨전’=미래에셋증권과 KB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주식 거래를 시작했다.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미래에셋증권은 ‘M-스톡’, KB투자증권은 ‘KB 아이플러스타’)을 다운 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한 뒤 사용하는 방식이다. SK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이번주 안에 아이폰용 주식 매매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은 다음달에 아이폰용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은행권은 계좌 조회나 이체, 자산관리 등 인터넷 뱅킹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담을 방침이다.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앱 방식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하나N뱅크’, ‘IBK기업은행 스마트뱅킹’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국민·우리·신한은행 등 17개 은행은 오는 4월 금융결제원과 함께 모바일 뱅킹 공동 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동통신회사도 모바일 금융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 49%를 사들이면서 제휴를 맺었다. KT는 지난 12일 신한카드와 비씨카드 지분 매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어디까지 변신하나=금융결제원 산하 금융결제연구소 김소이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과 지급결제 부문의 컨버전스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김 연구원은 기존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뛰어넘는 다양한 서비스 등장을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산 뒤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다. 단골 상점에 가면 자동으로 맞춤형 쿠폰이 제공된다. 무선 인터넷으로 최저가 상품 검색과 주문·결제가 이뤄진다. 수표를 카메라로 찍은 뒤 이미지만 전송해도 거래은행 계좌에 입금되는 기능,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을 이용해 가장 가까운 ATM이나 은행 지점을 검색해 보여주는 기능, 대출금 상환액이나 자동차 보험료를 계산해 주는 기능, 각종 청구서 내역과 납부 일정 통합관리 등 무궁무진하다.
현금과 동일한 금액 가치를 저장해 전자화폐처럼 수시로 입출금이나 온라인 거래가 가능한 모바일 전자지갑 시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김 연구원은 “아직은 시작 단계다. 하지만 휴대전화에 IC칩을 넣거나 가상기계(VM·virtual machine)로 불리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던 방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활짝 꽃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