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해체·제거중인 지하철역, 전문가와 동행취재 해보니… 뿜칠된 석면, 승강장 천장 그대로 노출
입력 2010-02-15 21:00
지난 10일 서울메트로 2호선 봉천역 승강장 천장에는 뿜칠된 석면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동행한 석면추방네트워크 최예용 집행위원장은 “전철 궤도쪽과 승강장 사이를 가로막는 스크린도어 설치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천장 밑으로 뚫려 있는 공간을 통해 열차바람이 불어올 때에는 석면의 비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곳의 석면제거작업은 열차가 다니지 않는 밤중에만 진행된다. 그러나 낮에 승객들도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서울메트로 노조 관계자는 봉천역의 석면제거작업을 경험이 없는 업체가 맡아서 하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공사장 외부 차단비닐막과 가설 칸막이가 천장에서 떨어져 있고 석면뿜칠이 흩날릴 우려가 있어서 작업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메트로 역사들 가운데 방배역은 석면제거공사가 끝났고, 서초, 봉천, 낙성대역에 대한 석면제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앞으로 2년간 문래, 상왕십리, 숙대입구, 신설동(2호선) 등 6개 역사에 대한 석면 해체·제거작업이 예정돼 있다.
2호선 신설동 역사에는 스크린도어 안쪽 궤도의 천장이 온통 석면으로 뿜칠돼 있다. 천장과 벽면이 갈라진 곳이 많아 새벽 열차 궤도를 청소하면서 방진마스크를 쓰지 않는 근로자들은 비산되는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최 위원장은 “천장 뿜칠에는 특히 잘 붙는 특성을 지닌 각섬석 계열의 청석면, 갈석면, 트레몰라이트 등이 주로 사용됐는데 이는 백석면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