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는 靑 “일단 덮고 가자”… 조찬회동 이모저모

입력 2010-02-12 17:16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및 신임 당직자와의 청와대 조찬 간담회에서 “당내에서 싸우는 모습은 국민에게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강도론’으로 촉발된 친이-친박간 격한 말싸움이 국민들 눈에 좋지 않게 비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서로 더이상 말꼬리를 잡지 말고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덮고 넘어가야겠다고 어젯밤에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청와대 참모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공방이 소모적이라고 언급한 만큼 더이상 청와대 참모들한테서는 ‘강도론’ 공방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말꼬리 잡기식 ‘언쟁’은 피하되 세종시에 대한 ‘토론’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해도 같은 식구라는 범주 안에서 유지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세종시가 계파 간 갈등으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데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했다는 전언이다.

간담회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당에서 정병국 사무총장,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 조해진 정미경 대변인, 정양석 비서실장, 주호영 특임장관 등이 배석했다.

정몽준 대표는 정씨가 많은 점을 들어 “문중이 다 모였다”고 말했고, 정정길 실장도 “집안 모임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입장한 이 대통령은 주 장관이 “정씨들이 너무 많다”고 말하자 “정말 그렇네. 같은 (본관의) 정씨는 아니지”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정두언 의원에게 “요즘 가수 아니냐”며 “당직을 맡았을 때는 하지 말아요. 나중에 은퇴하고 가수하면 되겠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에 정 의원도 “가수로서는 (당직이) 핸디캡”이라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을 10개월 만에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 대표은 2000년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냈던 정 의원을 가리키며 “10년 만에 당직을 맡았다”고 말한 뒤 “남경필 의원도 8년 만”이라고 소개하자 정 의원은 “(남 의원은) 4선인데 아직 소장파”라고 말해 다시 한번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후 정 대표를 20분간 독대했다.

남도영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