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기 긴축 우려 “완화됐다” “아니다”… “소비자 물가·대출 상승세 주춤”
입력 2010-02-12 17:17
1월 중국 경제지표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쪽에선 소비자물가와 은행 신규대출 규모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조기 긴축 우려는 희석됐다고 본다. 그러나 2월부터 물가지수가 기저효과에 따라 급등세를 연출할 것이고 부동산 시장 과열 양상은 여전해 긴축논의가 재차 강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은행대출을 옥죄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동성 충격을 줬고, 1월 경제지표는 추가 긴축 향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단 물가와 은행대출 상승세가 예상보다 주춤하면서 긴축 공포는 희석됐다는 평가다. 중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보다 1.5%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플러스 전환 이후 3개월 연속 올랐지만 예상치(+2.1%)엔 못 미쳤고 12월보단 0.4% 포인트 하락하면서 가팔랐던 CPI 상승 곡선은 한풀 꺾였다. 전달 대비로도 12월 +1.0%에서 1월 +0.6%로 완화됐다.
1월 은행 신규대출액도 예상치를 1100억 위안(18조7000억원) 모자란 1조3900억 위안을 기록했다. 현대증권 이석원 선임연구원은 12일 “중국 정부가 소비촉진 정책을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 긴축 우려는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 단독으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기도 힘들다.
그러나 긴축 논의가 당장이라도 재가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근거는 2월부터 CPI가 수직곡선을 그릴 가능성이다. 중국 CPI는 지난해 2∼10월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2월 CPI(전년 동기 대비)는 춘제(春節·설날) 영향에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훌쩍 뛸 공산이 크다.
좀처럼 식지 않는 부동산 시장 열기도 문제다. 중국 70개 중대형 도시의 부동산 판매가격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12월 +7.8%에서 1월 +9.5%로 확대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하는 부동산 매매가격 지수는 현재 2007년 12월 만들어진 역사적 고점을 4.8% 넘어선 상황이라서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정책이 당장이라도 나올 수 있는 분위기다.
동양종금증권 조병현 선임연구원은 “중국 긴축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관련해 이젠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결과까지 봐야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는 본격적인 중국 긴축정책 시행시기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얘기”라면서도 “부동산 시장 과열 양상은 긴축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복병인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