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세종시 수정안 포기안해… 출구전략 없다”

입력 2010-02-13 05:05


대통령 입장 확고… 4월통과 안되면 장기과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 문제와 관련, 이른바 ‘출구전략’은 없을 것이며 수정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2일 “4월 임시국회에서 수정안 처리를 시도하다가 친박계와 야당의 반대로 여의치 않을 경우 세종시 수정을 포기하고 출구전략을 쓸 것이라는 관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해보다가 그만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출구전략에 관한 관측이 무성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세종시 문제가 ‘장기과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와 정부는 현재 대전·충남 지역의 수정 여론이 현재 찬성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설 연휴 이후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설 특별연설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치를 위한 세종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세종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종시 발전안은 세종시만을 위해 만든 안이 아니다”며 “세종시 발전안의 성과는 중부권은 물론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세종시 특혜론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몽준 대표와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조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위한 당론 결정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이 중심이 돼서 결론을 내렸으면 한다”며 “민주적인 방법으로 당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개인 생각이 달라도 당에서 정해지면 따라가는 게 민주주의”라며 “마음이 안 맞아도 토론을 해서 결론을 내면 따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당론 변경을 전제한 토론’에 반대해 온 박근혜 전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다만 ‘강도론 논란’과 관련해 “당내 문제를 신년까지 끌고 가는 것은 안 좋다”며 “(박 전 대표가) 잘못 이해하고 한 이야기이니,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박 전 대표를 한번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정 대표의 권유에 “못 만날 이유가 없다. 편리할 때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고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말한 것이며 현재 면담이 추진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남도영 손병호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