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을 갈고닦은 금빛 기량…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
입력 2010-02-12 16:58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선수단 분위기는 차분했다.
선수단 관계자는 “4년을 준비해온 올림픽이 드디어 열린다는 생각에 다소 들뜰 수 있지만 동계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32·서울시청), 쇼트트랙 이호석(24·고양시청)이 내부적으로 후배들을 잘 다독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규혁은 이번이 다섯 번째, 이호석은 두 번째 올림픽이다.
개막은 다가왔으나 선수들의 컨디션 시간표는 본인이 나설 경기 종목 시간에 철저히 맞춰져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이날도 단체 훈련과 개인 훈련을 병행하며 경기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오전에는 대회 장소인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훈련했다. 단거리 선수들은 스타트, 장거리 선수들은 레이스 구간별 기록 점검이 훈련 중점 사항이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출전하는 이승훈(22·한국체대)은 이틀 뒤 14일로 예정된 남자 5000m 메달권 진입을 위해 실전과 똑같은 레이스 훈련을 벌였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 이승훈은 특히 막판 스퍼트 훈련에 집중했다. 남자 5000m는 1만m 다음으로 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이어서 레이스 막판 어느 정도 스피드를 낼 수 있는가가 메달 색깔을 좌우한다.
이승훈은 본인의 남자 5000m 최고 기록이 6분14초67인데 이번 대회에서 6분10초 이내 결승선 통과를 목표로 한다. 경기 장소인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의 해발이 낮아 그동안 좋은 기록이 별로 나오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6분10초 이내면 동메달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2007년 11월 캘거리에서 세운 6분3초32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남자 500m 이규혁과 이강석(25·의정부시청)의 금빛 꿈도 무르익었다. 남자 500m는 이승훈 출전 이틀 후인 오는 16일 열린다. 남자 500m 한국기록(34초20·2007년 11월 작성) 보유자 이강석은 이날 훈련 뒤 “초반 100m를 어떻게 뛰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34초60∼70의 기록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강석은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의 코스레코드(34초80)를 가지고 있어 이 기록만 깬다면 금메달에 더욱 가까워진다.
한국 선수들의 지난해 남자 500m 기록만 보면 이규혁(34초26)이 이강석(34초28)에 다소 앞선다. 최고참 이규혁은 김관규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신임 속에 자신이 알아서 체력훈련 등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풍부한 큰 대회 경험이 이규혁의 최대 장점이다.
한국 선수단은 13일 대형 태극기를 든 봅슬레이 대표팀 강광배(37·강원도청)를 앞세워 개막식 장소인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 입장한다. 선수들은 개막식 시작 2시간15분 전 밴쿠버 선수촌을 출발해 개막식 대기 장소에 도착한다.
밴쿠버=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