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마겟돈’ 워싱턴 또 눈 예고… 1m 가까운 적설량 항공사·백화점 피해
입력 2010-02-12 16:44
기록적인 두 차례 눈폭탄에 휘청거린 워싱턴DC에 오는 15일(현지시간) 또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연방정부가 4일(8∼11일) 동안 휴무할 정도로 정신 못 차리는 워싱턴에 다시 강설이 예보돼 정상 기능 회복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연방정부는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한다고 밝혔다.
기상당국은 프레지던트데이로 공휴일(15일)에 “눈이 올 것이 확실하다. 적설량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12일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수석예보관 제이슨 세임나우는 “많지는 않겠지만 이번 겨울의 ‘이상한 행태’를 볼 때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두 차례 눈폭탄 예보에서 적설량과 강풍을 수일 전부터 시간대별로 정확히 예측해 여론과 언론으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WP는 기상청이 이번 폭설의 ‘최대 승자’라고까지 표현했다.
기록적인 폭설로 업종 간 희비가 엇갈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항공사들과 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그야말로 ‘폭격’을 당했다. 1m에 가까운 적설량으로, 특히 10일 하루 미국 내에서만 57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9·11테러 이후 최고의 결항 기록이었다. 유통업체들은 지난 1주일간 전체 매출의 10∼25%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워싱턴과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의 공립학교가 공휴일을 포함해 11일간 휴교함에 따라 스키리조트는 전에 없는 호황을 누렸다. 폭설로 집안에 갇힌 상황에서 주류판매점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처음 언급한 합성어 ‘스노마겟돈(스노+아마겟돈)’ 이후 언론과 인터넷에선 신조어가 풍성하게 만들어졌다. 눈(snow)과 아포칼립스(apocalypse·지구의 종말)가 합쳐진 ‘스노포칼립스’, 눈과 일본 영화 ‘고질라(gozilla)’가 엮어진 ‘스노질라’ 등이 등장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눈이 내렸다는 의미로 ‘스노버웰밍(snow+overwhelming·압도적인)’, 100년 만의 폭설 경험에 좋아하는 사람은 ‘스노러버(snow+lover)’, 눈을 지긋지긋하게 느끼는 사람은 ‘스노헤이터(snow+hater)’로 표현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