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망은전쟁’ 동영상 선풍적 인기… 당국 인터넷 검열 풍자

입력 2010-02-12 16:43

‘망은전쟁’이라는 동영상이 중국 네티즌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 중독 전쟁’이란 뜻의 64분짜리 이 영상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과 게임 단속을 풍자하고 있다.

동영상에는 미국 블리자드가 만든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칸니메이’라는 주인공은 게이머들을 ‘그린댐’으로 쓸어버리려는 음모를 꾸미는 ‘하모니’ 세력과 맞선다. 그린댐은 중국이 지난해 PC제조업체들에 설치를 의무화하려 했던 웹 접속차단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하모니는 조화로운 인터넷 세상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온라인 검열을 하고 있는 중국 정부를 비꼰 것이다.

칸니메이는 동료들을 향해 이렇게 외친다. “손을 높이 들어라. 그들이 유튜브를 막았을 때 너희는 행동하지 않았고 트위터를 막았을 때도 행동하지 않았다. 이제 침묵이 복종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자.”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유튜브와 트위터 등 외국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온라인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체포하는 등 검열을 강화해 왔다. WOW와 같은 인터넷게임도 중독 우려가 있다며 해외 접속을 차단하고 내용을 수정하는 등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가짜 식품 소동과 부동산 폭등 등 중국의 사회문제도 건드리고 있다.

이 영상은 이미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닷컴(www.youku.com)에선 조회수가 수백만회를 넘었고, 유튜브에는 영어 자막과 함께 해설판까지 올라와 있다.

이 영상을 만든 ‘콘도그(Corndog)’라는 별명의 게이머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WOW 게이머들을 위해 만든 영상”이라며 “이렇게 호응을 얻을지 몰랐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