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5주년 영락교회 새 선교 모델 제시 박차

입력 2010-02-12 16:22


성경통독·전도 기본에서 다시 시작

풍성한 신앙유산 다음 세대에 전수


북한에서 피난 내려온 성도 27명이 한경직 목사와 창립예배를 드린 지 65년. 영락교회는 한국의 대표적 교회로 자리잡았다. 고딕양식의 예배당과 2만명이 넘는 성도 등 외형 때문만은 아니다. 교회가 세워지기 5년 전부터 북한 신의주에서 시작한 복지와 교육, 선교가 이제는 한국교회의 롤 모델이 됐을 만큼 자랐기 때문이다. 이제 영락교회는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6일 이철신 목사는 주일예배 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 “한국교회는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기도운동과 전도운동을 일으켜서 열정을 일으키고 민족과 나라에 희망을 주었습니다. 수많은 교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만큼 우리가 앞장서서 전도합시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0월 18일은 영락교회 사상 첫 총동원 전도주일이 됐다. 40일간 성도들은 기도와 만남, 전도를 통해 수천명을 교회에 등록시키거나 복음을 전했다. 그렇다고 영락교회가 그동안 전도를 소홀히했던 것도 아니다. 전도폭발 등 전도훈련을 매주 실시했고, 이렇게 훈련받은 사람들이 길거리나 병원, 학교에서 꾸준히 복음을 전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영락교회는 왜 굳이 총동원 전도주일까지 선포해야만 했을까.

여기엔 영락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300만 성도 운동에 동참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는 그동안 꾸준히 전도를 해왔지만 늘 영락교회가 아닌 지역 교회로 안내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영락교회 성도들은 수평이동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말씀을 유독 강조하는 것도 올해부터 달라진 분위기다. 1월 첫째주부터 교회 주보엔 ‘이 주간 암송 구절’이 인쇄돼 나가고 있다. 그리고 예배 시간에 모든 성도들이 직접 성구 암송을 하고 있다. 지난달엔 성경통독 수련회도 가졌다. 이 목사는 물론 800여명의 성도들이 5일간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예배당에서 신·구약 성경 전체를 읽었다. 그리고 성경 전체를 통독했다는 성도들의 보고서가 매주 100여건씩 제출되고 있다. 올해 내로 성경 통독을 2만건으로 올리겠다는 게 영락교회의 목표다.

이 같은 변화엔 신앙의 기본을 강조함으로써 영락교회의 풍성한 신앙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겠다는 이 목사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올해 영락교회 표어는 ‘사랑으로 다음 세대를 세우는 교회’다. 2년째 ‘다음 세대’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영락교회는 어느 교회보다 신앙유산이 풍부하다”며 “이 유산을 어떻게든 다음 세대로 흘러가게 하는 데 목회의 최우선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락교회는 3년 전부터 교회학교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정교육과 교회학교 교육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아부에서 장년부까지 똑같은 성경 본문과 메시지를 담은 교재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것은 미국교회 탐방과 연구를 통해 체계화한 것으로써 이 목사는 5년 전부터 이것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오는 4월이면 고 한경직 목사 10주기를 맞는다. 이를 전후해 국제학술심포지엄, 한 목사 자서전 발간, 역사사료관 개관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역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한 목사의 삶과 신앙을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교육의 일환이다.

올해로 영락교회에 부임한 지 13년째를 맞는 이 목사는 거듭 청년과 다음 세대에 대한 우선순위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기독청년이 바로 서지 않으면 민족의 앞날이 어둡다”며 “남북통일과 북한 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한경직 목사님의 뜻에 따라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목사는 92년 템플턴상 수상금 102만 달러 전액을 북한선교를 위해 써달라며 영락교회에 기부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