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황경애 (14·끝) 어려운 아이들 내 자식처럼 귀히 여겨 축복

입력 2010-02-12 16:07


7년 전 케냐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님의 간증을 들었다. “오늘 여러분은 이렇게 아름다운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지만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지금도 성전이 없어 나무 밑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비가 많이 오면 그나마 예배드릴 곳이 없어요. 오늘 성령님의 감동을 받으신 분께서 케냐를 위해 성전을 지어주십시오.”

어찌 보면 아프리카는 우리 가족에게 ‘원수’였다. 우리를 빈털터리로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는데, 자꾸 ‘거룩한 부담감’이 밀려왔다. ‘하나님 아버지의 긍휼함으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출신의 국제 사기단을 용서하자.’

그날 세 아이의 이름으로 성전 건축을 작정하고, 1만 달러를 헌금했다. 풍족해서 그런 큰돈을 드렸던 게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 그분의 사랑이 너무나 커 무엇이든 내어놓고 싶었을 뿐이다. 한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우리 가정에 씨앗이 될 줄이야….

후에 세 아이들이 대학교와 미 정부로부터 받은 장학금을 계산해보니 60만 달러. 거기에 보너스로 받은 장학금이 100만 달러. 세 자녀의 이름으로 건축헌금이라는 씨앗을 뿌렸더니 60배, 100배로 축복해주신 것이다. 성경말씀대로 이뤄진 것이다.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곧 말씀을 듣고 받아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배의 결실을 하는 자니라”(막 4:20).

후반기 인생을 힘차게 살고 있는 나의 비전은 선교사다. 현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라기보다 물질로 후원하고 기도로 돕는 ‘보내기 선교사’다. 케냐 교회 건축을 시작으로 2007년엔 가나의 북쪽 타말레 지역에 어머니 기념교회를 지었다. 그곳에서 원주민 다곰바족을 위해 사역하는 선교사를 후원하고, 우물 파주는 일을 지금도 지원하고 있다. 그곳에 교회를 세우는 데 드는 비용은 3000달러 정도. 우물을 파는 데는 6000∼7000달러가 들어간다. 지금까지 여러 성도들의 정성어린 헌금과 나의 선교 후원금으로 10개의 교회를 건축했다.

2008년 9월 어머니 기념교회를 방문했다. 저절로 탄성이 쏟아졌고, 감동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원주민들이 사는 조그만 마을에 최신식 건물로 멋지게 들어선 교회.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는 아름다운 성전으로, 주중에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저녁에는 문맹자를 가르치는 교실로 활용되고 있었다. 내가 드린 헌금은 적은 액수였지만, 그것을 통해 큰 열매가 맺어지고 있었다. 이 밖에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선교를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남미 선교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여름에는 한 달 정도 농어촌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들을 초청해 영어캠프도 진행한다. 사실 이 사역은 지난 10년 동안 주변 지인들과 함께해 왔다. 이 일을 위해 농어촌선교회에서는 왕복 비행기표를, 어떤 분은 숙식을 제공하고, 미국의 교회들은 캠프를 열고, 나 역시 학생들을 후원해 함께해 왔다.

내 자녀가 귀하면, 남의 자녀도 귀하다. 하나님은 그렇게 세상의 엄마들을 창조하셨다. 그래서 나는 힘이 되고 능력이 되는 한 목회자 자녀들을 후원하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미국 유학생들을 나의 집으로 초청해 대접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기도, 눈물, 헌신, 사랑, 시간, 물질의 씨앗을 심기를…. 특히 자녀의 이름으로 믿음의 씨앗을 심는 부모가 되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은 믿음의 분량대로 축복하시기 때문이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