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섬김의 리더십

입력 2010-02-12 19:05


마태복음 20장 25∼28절

요즘 ‘섬김’이라는 말을 쉽게 쓰는 것 같습니다. 섬김은 결코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됩니다.

원래 섬김의 리더십은 서번트(종) 리더십에서 나온 말로 섬기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리더십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예수님의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입니다.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인간의 몸으로, 종의 몸으로 세상에 오셨기 때문에 그가 바로 섬기는 왕이요, 섬기는 리더입니다.

섬기는 리더십의 특성은 자신의 권리를 내려놓는 데 있습니다. 바울은 이와 관련하여 고린도전서 9장 18절에서 “그런즉 내 상이 무엇이냐 내가 복음을 전할 때에 값없이 전하고 복음으로 말미암아 내게 있는 권리를 다 쓰지 아니하는 이것이로다”라고 했습니다. 사명을 위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다 쓰지 않음으로써 섬김을 완성했습니다. 결국 섬김이라는 말은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다 쓰지 아니하고 한 단계 낮은 자리로 내려가 상대를 위해 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정부 지도자나 한국 교회 지도자들은 진정 주님처럼 섬기는 자리에 서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있는지 물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물어보아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섬기는 지도자가 아닙니다.

오늘 본문 25절에 보면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라고 했습니다. 당시 사회는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대별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집권자와 고관을 권력자로 본 것입니다. 권력자는 권세를 갖고 있습니다. 사람을 배치하거나, 오고 가게 하며,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권세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권력자는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마음대로 행사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것이 옳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오늘의 권력자들은 주님 당시와 같이 집권자와 고관에게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산업사회인 지금은 국가 권력보다 산업 권력이 훨씬 더 심각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이것을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산업 권력은 회사나 직장에서 경영자나 상사가 갖고 있는 권력으로 집권자와 고관의 권력과 같은 유형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실질적으로 권력자와 고관은 선거라는 나름의 견제장치가 있지만, 회사의 상사나 경영자가 갖고 있는 권력은 실질적인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견제장치가 거의 없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정신이 바로 섬김입니다.

본문 26절에서는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27절에서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했습니다.

너희 중에 크고자 하는 자,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어찌해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너희의 종이 되고,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라고 합니다. 바로 너희입니다. 교회 내 동역자와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을 섬기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내려놓을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됩시다.

이치우 목사·예장 합동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