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원점수 공개 판결] 교육계 반응 “학교 선택에 참고”… 학생·학부모 환영

입력 2010-02-11 20:35

학생과 학부모는 대체로 대법원 결정을 반겼다. 수능시험 결과는 학교 수준과 교사 실력을 가늠해 보는 척도인 만큼 정확한 정보가 공개될수록 학교 선택에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수능 정보 공개가 진학 상담 비용을 줄이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라는 데 공감했다.

중학교 2학년생 아들을 키우는 최정은(42·여)씨는 “그동안 부모 입장에서 고교 진학을 앞둔 자녀를 어느 학교로 보내야 할지 참고할 자료가 없어 답답했다”며 “꼭 성적이 높은 학교를 골라 보내려는 것보다 자녀 실력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데도 수능 정보는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생 딸을 둔 한정남(45·여)씨는 “누구든 경쟁하지 않으면 느슨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수능 정보가 교원평가 지표로 쓰이면 학교 교육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교사들은 학교 서열화나 평준화 붕괴 등 역효과를 우려하면서도 공개가 불가피한 만큼 발전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금수 중대부속고 교사는 “학교 간 서열을 감추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며 “수능 정보를 공개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진학 상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3학년 부장을 맡았던 신홍규 한양사대부고 교사는 학교들이 수능 정보 공개를 학력 향상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사는 “수능 정보 공개가 학교와 교사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너무나 당연한 판결이고 환영한다”며 “앞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학교 수준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돼 학교선택권이 넓어지고 일선 학교들도 학력 향상에 더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