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돈과 춤출까… 아마 전성시대 가고 프로 바람, 댄스학교 스폰서 도입·기업화
입력 2010-02-11 20:5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2일부터 6일간 카니발이 열린다. 이 카니발을 위해 존재하는 게 삼바학교다. 하이라이트는 전라(全裸)에 가까운 무용수들이 화려한 깃털 옷을 입고 펼치는 격정적인 춤의 퍼레이드다. 뭇 여성들이 삼바학교에 등록해 그날의 퍼레이드 경연을 위해 1년을 준비한다.
삼바학교끼리 리그전을 펼치며 경연하는 퍼레이드는 그간 삼바학교 무용수들의 춤에 대한 열정으로 지탱돼 왔다. 박봉 혹은 무보수임에도 그저 춤이 좋아서 고된 훈련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마추어리즘의 정수였던 삼바춤의 세계에 프로페셔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더 이상 열정만으로는 성공에 한계가 있다며 스폰서 유치와 비즈니스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삼바학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파울루에 있는 페루체 삼바학교다. 이 학교는 2008년 승강기 회사를 운영하는 로돌포 프리콜리를 교장으로 영입해 학교 운영에 기업문화를 이식시키고 있다. 프리콜리는 “왜 우리 학교가 리그전에서 최근 수년간 2단계나 강등됐겠느냐”며 “우리도 프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학교는 상파울루 최강 바이바이다. 바이바이는 최근 2008년을 포함해 리그전 챔피언을 15차례나 차지했다. 페루체가 1950∼60년대 다섯 차례의 챔피언에 그치는 과거 영광에 대한 기억만 갖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바이바이의 경쟁력은 과감한 지출에 있다. 삼바학교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연간 1등급 50만7000레알(약 3억1700만원), 2등급 28만7000레알이다. 정부 보조금만으로 운영이 어려워 스폰서 등을 통해 올해 카니발에 250만 레알을 책정했다.
바이바이의 카니발 총책임자 알메이다는 “목수가 여러 학교를 위해 일하지만 보수를 제대로 주는 우리 학교의 일을 하는 자세는 다를 것”이라며 “우리 무대장치는 모든 사람이 예술 그 자체라고 말한다”고 자랑했다.
월급을 주지 않다보면 조직원 관리와 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퍼레이드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고 FT는 지적했다. 페루체 삼바학교는 그래서 올해부터 무용수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기 위해 은행 대출까지 받았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