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SKT- KT 아이폰 놓고 감정싸움
입력 2010-02-11 20:23
아이폰을 둘러싼 SK텔레콤과 KT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했다. SK텔레콤 마케팅기획본부가 작성한 ‘KT 아이폰을 SK텔레콤에서 사용하는 방법’ 문건이 발단이 됐다. 이 문건엔 KT로 개통한 아이폰에 SK텔레콤의 유심(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칩을 장착하고 데이터를 SK텔레콤 망으로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KT는 즉각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이 상도의에 벗어난 치사한 방법으로 자사 고객을 뺏어가려 한다는 것.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처음엔 아이폰에 온갖 트집을 다 잡더니 이젠 상도의에 어긋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아이폰 고객을 가로채려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유심칩으로 고객 뺏기’는 실제 적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용자 입장에선 일단 KT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로 개통한 뒤 다시 SK텔레콤으로도 스마트폰을 개통하는 것이라 양사 모두에 요금을 내야 한다. 즉 부담이 배로 늘어는 것이다. KT에서 정액제가 아닌 일반요금제로 아이폰을 구입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보조금 혜택이 없어 80만원이 넘는 단말기값을 다 내야 한다. 또 KT가 제공하는 공짜 무선랜 혜택도 SK텔레콤으로 옮기는 즉시 사라진다.
SK텔레콤은 편법이 아니라고 적극 항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 고객 중에서 아이폰을 쓰고 싶다는 문의가 최근 1주일에만 100여건 등 아이폰 발매 초기부터 꾸준히 있었다”며 “이런 고객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고민한 끝에 설명을 보낸 건데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