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Ⅱ’ 타보니… 역방향 좌석 해결, 훨씬 편해졌다
입력 2010-02-11 17:43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역 8번 플랫폼에 KTX-Ⅱ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기존 KTX 외형이 날카롭게 각진 딱딱하고 날렵한 느낌이라면 KTX-Ⅱ는 곡선이 많아 훨씬 부드럽고 미끈했다. 산천어를 닮았다. 현대로템이 설계에서 제작까지 담당했다. 국산화율은 87%다. 코레일 관계자는 “프랑스에서 설계한 KTX가 상어를 형상화한 것인 데 비해 국내에서 설계한 KTX-Ⅱ는 우리나라 산천어를 형상화했다”고 말했다.
내부는 KTX보다 훨씬 아늑한 느낌이었다. KTX 좌석이 녹색 위주의 단정한 느낌이라면 KTX-Ⅱ는 회색의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열차 좌석이라기보다 비행기 좌석처럼 느껴졌다. 코레일 엔지니어링팀 노양환 차장은 “KTX-Ⅱ 내장재로 사용된 재질 중에는 실제 비행기 내장재로 쓰이는 ‘노멕스 하니콤’ 소재가 사용돼 비행기 내부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기존 KTX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좌석과 관련한 문제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우선 역방향 좌석 문제. 기존 KTX는 특실을 제외하고 전 좌석이 고정석으로 역방향 운행에 따른 승객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역방향 좌석 운임을 다소 낮춰주며 해결책을 찾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KTX-Ⅱ는 특실뿐만 아니라 전 좌석을 회전식으로 만들어 의자 방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좌석 간 간격도 5㎝ 늘려 불편을 해소했다.
고객 대표로 시승에 참가한 대학생 박동현씨는 “고정식이었던 KTX 좌석이 회전식으로 바뀌어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끼리 마주보며 갈 수 있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객실 안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 설비와 무선 인터넷 설비를 갖춰 TV 시청과 인터넷 이용에 제한이 없도록 배려한 것도 눈에 띄었다. 또 비즈니스실을 1곳 운영하며 사무를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스낵바를 운영하는 등 편의시설을 대거 확충했다.
하지만 기존 KTX에 비해 2㏈ 정도 객실 소음을 줄였다는 코레일의 설명과 달리 실제 체감하는 실내 소음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 최고 속도가 기존 KTX와 같은 305㎞임에도 차량의 떨림이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이 흔들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KTX-Ⅱ는 다음달 2일부터 경부선 서울∼부산 구간과 호남선 용산∼광주·목포 구간에 하루 4회씩 투입된다. 4월 1일부터는 호남선 용산∼광주에 하루 4회씩 추가 운행하는 것을 비롯해 연말까지 하루 13회씩 운행키로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