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일보에 답지한 아이티 성금 32억
입력 2010-02-11 17:36
자선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하며(롬 12:8), 은밀하게 하라(마 6:4)고 했다. 하나님의 가르침 그대로 한국교회는 지난 3주 동안 대지진으로 고통 중에 있는 아이티의 눈물을 닦아주는 데 기꺼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 묵묵히 이를 감당했다.
국민일보와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 손잡고 시작한 아이티 돕기 성금모금운동이 10일 마감됐다. 모금액은 32억5000만여원으로 국민일보의 단일 구호모금액수로는 최고액을 기록했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 마감하려던 모금 기간을 10일까지 연장할 만큼 모금은 끝없이 이어졌다.
모금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참여자들의 면면이다. 모금 건수는 3406건이었지만 그 속에는 전국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사랑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대형 교회는 물론 농어촌의 작은 교회, 미자립 교회들도 함께했다. 원로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부터 교회학교 어린이들까지 아이티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성금을 모았다.
아이티의 아픔을 통해 한국교회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듯하다. 기독 NGO 단체를 비롯해 각 교단 등 교계 전체로 따지면 이번 아이티 구호 모금액은 총 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대부분 주머니가 가벼워졌음에도 한국의 크리스천들은 아이티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알고 함께 울었다.
오늘 한국의 크리스천들은 아이티의 눈물 속에서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 부활의 길로 나아가신 예수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있다. 최근 기독교를 폄하하는 반기독교 정서가 우리 사회에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통한 구체적인 사랑 실천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값없이 죄 사함을 받고 구원을 얻었으나 구원 받은 자로서 사랑 실천은 당연한 책무다. 이는 하나님의 요청이요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산제사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눠주기를 잊지 말라. 이 같은 제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느니라.”(히 13:16)
아이티가 한국에서 지금 울려 퍼지는 눈물어린 기도와 사랑 나눔으로 다시 희망을 노래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울러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아이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