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온난화 주장은 허구” 공세 왜… 민주 단골 ‘기후 어젠다’ 흠집내기
입력 2010-02-11 17:58
워싱턴DC에서 폭설이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을 다루는 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과 동부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지자 공화당과 보수진영이 민주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지구온난화 주장이 허구’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는 민주당 등 진보진영의 전통적인 어젠다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규제 법안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지구온난화 문제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10일(현지시간) 정치전문 인터넷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짐 드민트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앨 고어가 항복할 때까지 워싱턴에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이번 겨울에 기록적인 폭설이 세 번이나 내렸는데 고어가 이를 어떻게 설명하려는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보수 성향의 폭스TV 토크쇼 진행자인 숀 해너티는 방송에서 “수년 만에 가장 혹독한 이번 겨울 날씨는 지구온난화 이론과 모순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보수 성향의 신문 워싱턴이그재미너도 최근 워싱턴 지역의 폭설은 지구온난화 주장의 근거가 박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의 톰 페리엘로 하원의원은 대변인을 통해 “공화당이 날씨와 기후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며칠 날씨를 놓고 지구온난화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마크 세레세 콜로라도대학 교수는 “기후변화는 수십년에 걸쳐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국지적 날씨와 글로벌 차원의 기후를 결부시키는 것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 제기하는 전형적 수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