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손잡고 졸업장 받고… 첫 졸업생 배출 서울 등마初 이색 졸업식
입력 2010-02-11 18:10
‘엄마 아빠, 세월 참 빠르죠? ㅋㅋ 말썽만 피우던 제가 벌써 초등학교를 졸업해요. 고맙고 사랑합니다.’
11일 오전 졸업식이 열린 서울 등촌동 등마초등학교 강당 곳곳에는 졸업생 148명이 정성스럽게 쓴 편지가 전시돼 있었다. 편지에는 ‘중학생이 되면 컴퓨터 게임을 줄이겠다’는 다짐부터 ‘주름살 늘어나는 부모님 얼굴을 보면 눈물이 난다’는 고백까지 그동안 보살펴 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족들은 아이들이 만든 편지를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등마초등학교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마지막까지 ‘바름’을 가르치고 싶다”며 졸업식을 색다르게 꾸몄다. 졸업식은 아이들이 부모님 손을 잡고 강단에 올라가 한 명씩 졸업장을 받는 것으로 시작됐다. 대표자를 따로 두지 않고 졸업생 모두 강단에 올랐다. 학부모 김경미씨는 “아이 손잡고 강단에 올라가니 내가 졸업하는 기분이 들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졸업식은 신세대 아이들의 감성에 맞게 진행됐다. 졸업장과 상장 수여가 끝나자 방과후 학교에서 플루트와 드럼을 배운 아이들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송사와 답사는 5학년과 졸업생 모두가 참여해 만든 UCC 동영상이 대신했다.
백한종 교장은 “아이들이 평생 기억할 졸업식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