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하게 여미고 우아하게 매만지고… 한복 제대로 입기

입력 2010-02-11 15:33


한복은 우리 옷이지만 평소 잘 입지 않다보니 낯설다. 입을 때마다 여자들은 고름의 리본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헛갈린다. 남자들은 대님 매느라 쩔쩔 맨다. 나름 정성들여 화장하고 장신구도 갖추지만 나이 지긋한 집안 어른들께선 성에 차지 않아 한다. 머리 모양을 보고도 쯧쯧 혀를 차기 일쑤다.

한복디자이너 김숙진씨는 “한복은 옷입기가 반 바느질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면서 “한복은 속옷을 갖춰서 제대로 입고, 매만지는 요령에 따라 맵시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요즘은 여자 저고리 고름을 짧게 해 편하게 맬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또 바지 대님에 똑딱이를 달만큼 간소화해졌지만 고전한복을 갖고 있다면 미리 저고리 고름 매는 법, 대님 매는 법을 알아 두어야 옷을 맵시있게 입을 수 있다.

여자 한복은 속적삼, 속바지와 속치마를 갖춰 입은 뒤 버선을 먼저 신고, 치마, 저고리를 입는 것이 편하다. 속바지는 속치마보다 2∼3cm 짧게, 속치마는 겉치마보다 2∼3cm 짧아야 한다. 버선은 수눅선의 시접이 바깥쪽을 향하게 하여 좌, 우를 구분해 수눅선이 발의 중심부보다 약간 안쪽으로 기울어지게 신어야 발이 편하다.

치마는 오른쪽 자락이 겉자락이 되도록 여미고, 치맛자락이 벌어지지 않도록 겹쳐지게 입는다. 저고리는 깃고대와 어깨 솔기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약간 앞으로 숙여 입는다. 바지는 허리끈이 저고리 아래로 내려오도록 맨다. 길이는 풍성하게 내려와 대님을 덮어야 맵시가 난다.

김씨는 “한복에는 노리개만 하는 것이 좋다”면서 “반지 정도는 괜찮지만 목걸이 귀걸이 팔찌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복 입을 때는 화장도 평소와 다르게 해야 한다. 한복은 보통 의상보다 대체로 채도가 높기 때문에 평소처럼 화장하면 창백해 보일 수 있다. 코리아나 화장품 이승은 미용연구팀장은 “한복은 선을 강조하는 의상이기 때문에 한복의 선과 조화를 이루는 눈썹, 아이라인, 마스카라 등 눈 화장이 포인트”라며 “화려하고 화사한 한복 전통의 문양을 돋보이게 하는 밝고 투명한 내추럴 메이크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핑크 계열의 메이크업 베이스를 사용해 평소보다 한 톤 밝게 정리해 줘야 한복에 어울리는 곱고 화사한 피부를 만들 수 있다. 다음 파운데이션을 얼굴 전체에 얇게 펴 바르고 잡티 부분은 컨실러로 살짝 감춰 준 다음 페이스 파우더로 마무리한다. 이 때 동정선을 따라 드러나는 목 부위까지 신경을 써서 파우더를 바르도록 한다.

눈썹은 한복의 저고리 곡선처럼 우아한 아치형이 제격이다. 인위적인 연출은 자칫 튀어보일 수 있으므로 본인의 눈썹 결을 최대한 살려준다. 아이섀도는 저고리에 어울리는 화사한 색상을 발라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준다. 한복의 색상 중 가장 짙은 계열의 아이섀도를 눈꼬리에 발라 액센트를 주면 멋스럽다. 마스카라는 한결 깊은 눈매를 연출할 수 있는 포인트. 뷰러를 이용해 속눈썹 뿌리부터 컬을 준 다음 마스카라를 발라 그윽한 눈매로 만든다.

립스틱은 한복 색상과 동일하거나 한 단계 진한 색상을 골라 바른다. 립글로스를 위아래 입술 가운데에 발라 포인트를 주면 볼륨감 있는 입술이 된다.

한복을 입을 때는 볼화장을 빼놓지 말자. 한복색과 비슷한 계열의 블려서를 골라 귀 옆선부터 코 아래쪽으로 비스듬히 발라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헤어스타일도 양장을 할 때와는 다르다. 라뷰티코아 나원 부원장은 “한복을 입을 때는 깔끔한 스타일을 해야 예뻐 보인다”면서 “목선이 드러나도록 올림머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올림머리를 할 때도 앞머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넘기는 것이 우아하고, 아래쪽으로 한껏 내려묶어줘야 차분하고 우아한 느낌이 된다. 요즘은 로벤타 레드 컬 스트레이트 등 셀프 헤어기기들이 많이 나와 있어 혼자서도 올림머리를 쉽게 할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