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후계자 자리 다졌다… 이사회, 등기이사 선임 의결
입력 2010-02-10 21:25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된다. 지난해 8월 기아자동차 사장에서 현대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법적 책임과 권한을 지는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실권을 갖게 된 것이다. 즉 형식과 내용 모든 측면에서 현대·기아차그룹 대권 후계자 자리를 굳혔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정 부회장을 임기 3년의 등기이사에 신규 선임하고 양승석 현대차 사장을 유임시키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정대 부회장은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현대차 등기이사는 정몽구 회장, 정 부회장, 양 사장, 강호돈 노무담당 부사장 등 4명으로 재편된다. 현대차는 다음달 1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를 의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정 부회장이 글로벌 판매를 진두지휘하며 창사 이래 처음 연간 300만대 판매를 이끄는 등 경영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속화된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40대 중후반 이사급들을 대거 승진시켜 정 부회장의 조직 장악력에 힘을 실어줬고, 이번 등기이사 선임으로 뒷받침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사회는 사외이사 5명 중 임기가 끝나는 김동기, 이선 이사 등 2명을 대신해 남성일 서강대 교수(한국노동경제학회장)와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2차관을 신규 선임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