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는 北으로 대구는 南으로… 지구온난화로 어류 대이동
입력 2010-02-10 21:40
지구온난화 여파로 어종 분포가 크게 달라지는 등 우리나라 연근해 어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30년간 한반도 연근해의 어종별 어획량 분포를 조사한 결과 갈치 아귀 등 상당수 어종이 북상하는 반면 대구 말쥐치 등 일부 어종은 남쪽으로 내려가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0일 밝혔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1983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 연근해의 바다표층(0∼50m) 수온은 연평균 0.733도 올랐다. 이에 비해 바다 저층은 오히려 차가워져 수온이 연평균 0.256도 떨어졌다.
바다 표층과 저층수온 변화가 반대 경향을 보인 것은 대한해협에서 동해로 들어가는 대마난류와 반대로 동해 울릉분지에서 대한해협으로 들어오는 동해 저층냉수 유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주요 갑각류인 대게와 꽃게, 인기 생선인 갈치 아귀 도루묵 참조기 청어, 저어류(底魚類)인 가자미 넙치 홍어 서대 붕장어 같은 주요 어종의 어획 어장이 북상하고 있으며 2030년에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서해 꽃게의 경우 현재 연평도 부근 주 어장이 2030년 북한 영해까지 올라가 남한에서는 점점 잡기 힘들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저층냉수성 어종인 대구를 비롯한 꼼치, 말쥐치의 주요 어장은 남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해와 경남 진해에서 주로 잡히던 대구는 최근 분포 영역이 서쪽으로 옮겨져 어장이 전남 고흥과 여수까지 확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연근해 수온 변화로 상당수 어종의 어장이 넓어지기 때문에 어업 측면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적응 방안을 마련하고 연근해 생태지도를 구축할 경우 수산업 소득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