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맞선 과거 사례… YS 대표시절, 노태우에 “당신이…”

입력 2010-02-10 21:44

1990년 11월 어느 날 청와대. 김영삼(YS)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은 노태우 대통령과 김종필(JP), 박태준 최고위원이 모인 4자 회동에서 “당신들이 한 일을 나는 알고 있어요”라고 격한 어조로 항의했다. “뭐요? 당신?”이라고 노 대통령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공개하지 않기로 한 내각제 합의각서를 왜 민정계에서 흘렸습니까. 당신들이 공모한 것 아닙니까?” YS가 다시 따졌다. ‘당신’이란 말을 듣고 화가 난 노 대통령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2층 집무실로 올라가버렸다. 이날 본보 기사 제목은 ‘청와대서 책상 치며 막말 오갔다’였다.

대통령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은 물론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도 여당 내에서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JP는 ‘대통령의 윤허’라는 말을 썼다가 과하다고 구설수에 올랐다. 야당의 목소리가 컸지만 대통령의 권위는 인정되는 분위기였다. 유일하게 야당에서 잔뼈가 굵은 YS는 당시 민자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에게 ‘당신’이란 용어를 쓰고 대들었고, 이것은 ‘충격’이었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여야 의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S 의원은 대통령을 향해 무심코 손가락질을 하며 대통령의 키 이야기를 했다. 자리가 끝나고 떠나는 순간 경호원이 팔을 잡았다. 그는 “왜 이래”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며 피했다. 그는 그때 “식은땀이 흘렀다”고 회고했다.

이강렬 국장기자 ry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