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6자회담 재개 조건·의제 등 상당한 의견접근… 3월 하순 회담재개 가능성
입력 2010-02-10 21:50
북한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회담 재개 조건과 의제 및 일정 등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3월 하순 6자회담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10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우다웨이(武大偉)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을 위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 전 부부장은 이날 한반도 특별대표로 임명됐다.
양측은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내건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은 지난해 12월 북·미 양자회동 이후 북한의 입장을 적극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협의 진전 등에 따른 6자회담 복귀 수순을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측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 측이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6자회담 재개를 전제로 불일치를 조정하는 과정”이라면서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중국이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김 부상의 ‘교차방문’ 계획을 한국과 미국 등 6자회담 관련국들에 사전 통보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의장국인 중국이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과 사전교감을 갖고 움직이고 있으며, 사실상 6자회담 조기 재개 수순에 돌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앞서 9일(현지시간) “중국 측이 ‘북한이 차기 6자회담 스케줄을 중국이 잡도록 허용하고, 과거에 자신들이 했던 의무 준수에 대한 약속을 다시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 당국은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희망적 움직임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류우익 주중대사는 “(중국은) 나머지 5개국의 의사 결집해 이를 북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 왔다”면서 “(우리) 정부는 이런 흐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