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를 부시 광고판… 美 고속도변에 세워져 동기·주체 놓고 논란

입력 2010-02-10 18:19

‘아직도 내가 그리워요?’

최근 인터넷에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미소를 지은 채 유머를 던지는 광고판이 와이오밍주와 미네소타주를 잇는 35번 주간(州間) 고속도로 위에 세워졌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미 ABC 뉴스가 9일(현지시간) 광고탑 사진에 대한 실체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광고판의 실체가 확인되자 궁금증은 ‘누가 이런 짓을 했나’ ‘동기는 무얼까’ 등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특히 광고판을 세운 목적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시 행정부를 비꼬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과 부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과거 지지계층을 결속시키기 위해 벌인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광고판 임대를 담당하는 ‘슈베르트&호에이 옥외광고회사’의 매리 맥나마라 회장은 “익명을 요구하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비용을 지불했다”며 “그들 중 오바마 지지자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고비를 낸 사람들 중에는 광고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운동 캐치프레이즈였던 ‘희망과 변화, 그것은 어디에 있나?’라는 메시지를 묻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치사고(Chisago) 카운티의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인 신디 에릭슨은 “광고에 돈을 댄 이들이 오바마 지지자로 가장한 보수단체 운동가일지 모른다”며 “(보수시민단체인) ‘티(Tea) 파티’ 사람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심했다.

미네소타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이었다. 그 중 치사고 카운티는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근교 카운티 중 공화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2008년 대선 당시에도 이곳에서 오바마는 10% 포인트 정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게 열세였다. 에릭슨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게 광고 의도였다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실패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