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설상가상’ 또 폭설… 美 정부 사흘째 휴무·도요타 청문회도 연기

입력 2010-02-10 18:18

워싱턴DC 등 미 동부지역에 추가 폭설이 내리면서 연방정부 기관이 3일째 공식 휴무 상태다.

연방정부 인사관리처(OPM)는 9일 오후(현지시간) 추가 폭설(50㎝)이 예상됨에 따라 10일도 휴무키로 결정했다. 지난주에 이틀간 내린 눈(적설량 최대 1m)으로 5일 오후부터 조기 퇴근 등 비상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사실상 6일째 정상기능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워싱턴 일대에 근무하는 연방정부 공무원은 23만명에 이른다.

OPM은 비상필수 요원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 또는 통신축선상 근무가 가능하다고 지시를 내렸다. 따라서 연방정부 기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5∼6일 내린 기록적인 적설량은 이미 워싱턴과 인근 버지니아, 메릴랜드주의 제설 능력 범위를 벗어났다. 게다가 9∼10일 추가 폭설로 간선도로 외에는 차가 다닐 수 없어 원활한 교통이 어려운 상태다. 초·중·고교는 이번 주말까지 사실상 10일 동안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이며, 일절 야외 행사도 열릴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도 예정됐던 ‘흑인의 달’ 행사를 연기했고, 미 의회도 표결을 취소했다. 특히 미국 내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도요타 사태와 관련해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의 도요타 청문회도 오는 24일로 연기됐다.

폭설이 1주일 사이에 세 번씩이나 내리자 대부분 지자체가 이미 책정된 제설비용은 물론 예비비까지 모두 사용해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과학자는 동부지역에 내린 눈이 모두 녹는다면 1200만개의 올림픽경기 수영장 또는 3만개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