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기업은 우주시대, 학교는 농경시대”

입력 2010-02-10 18:22


‘달나라 가는 시대에 쟁기질 가르치기.’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청년 실업의 근본적 원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임 장관은 10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업은 우주선 타고 달나라 여행하는 시대인데, 학교는 농경사회 수준의 역량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학교 교육 수준의 격차를 비유한 발언이다.

임 장관은 “노동부,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등학교·대학교 교육 과정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 창출은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부터 올해 경제 분야 핵심과제라고 강조한 문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6일 경제 5단체와의 ‘신년 인사회’, 15일 ‘30대 그룹 간담회’에서 잇따라 기업들에 고용 창출을 독려했다.

임 장관은 구체적으로 “기업의 3요소인 사람, 돈, 토지 가운데 돈과 토지를 중개하는 산업은 발달한 반면 인력중개업은 미미하다”며 “헤드헌팅업을 비롯한 인력 중개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동 유연성을 살리면서 구직자와 구인자에게 서로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정부가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융도 전당포와 사채시장, 관치은행 수준에서 현재 위치로 올라섰지 않느냐”며 “일부 헤드헌팅 업체와 영세 직업소개소밖에 없는 인력 중개업을 은행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이어 “기업들이 인력양성에 들어가는 비용을 투자 개념으로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유병석 기자 bs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