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속도 관리’로 비용 절감
입력 2010-02-10 18:22
선박연료(벙커C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운업계가 ‘속도관리’에 나섰다. 컨테이너선은 ‘저속’, 벌크선은 ‘고속’ 전략으로 불황에 대응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이 주력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저속운항으로 비용절감에 나선 반면 벌크선이 주력인 STX팬오션은 기존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아시아∼미국 동해안 노선에 투입된 선박 운항속도를 24∼25노트(시속 약 44㎞)에서 16∼17노트(약 30㎞)로 줄여 연료비를 15%쯤 줄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달부터는 유럽 노선에도 이를 확대할 방침이다.
반면 STX팬오션은 벌크선에 대해 기존 14노트(약 26㎞) 안팎 속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1척이 하루 사용하는 벙커C유 규모가 통상 100t인데 비해 벌크선은 30t. 따라서 속도를 늦추기보다 하루 빨리 선주에게 반선해 용선료를 절감하거나 다른 항로에 투입하는 게 비용 면에서 훨씬 낫다는 설명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연료비가 가장 저렴한 항만에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수급지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 반면 STX팬오션은 근본적인 대책으로 신조선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