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설런타인데이’ 연휴기간 고민되네
입력 2010-02-10 21:28
“공연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설을 앞둔 공연계가 고민에 빠졌다. 전통적으로 설 연휴는 공연계의 비수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기 때문에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비교적 가볍게 갈 수 있는 극장이 성수기를 이루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설은 연휴가 짧은데다 밸런타인데이까지 겹친다. 설과 달리 밸런타인데이는 공연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특별한 이벤트를 원하는 연인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공연은 아예 연휴 기간에 공연을 취소했다. 연극 ‘엄마들의 수다’는 14일과 15일에 공연을 안 한다. 주 관객층인 주부들이 설 연휴기간 동안 공연장에 나오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연극 ‘억울한 여자’는 13일 공연을 취소했고, 연극 ‘사랑소묘’는 14, 15일 공연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설 연휴기간에 관객이 많이 들지 않았다는 게 확인돼 공연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기대하며 공연을 늘린 경우도 있다. 여기에 특별할인으로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15일에 두 차례 공연을 신설했다. 대학로에 나오는 젊은 연인들의 수요를 기대한 것이다. 12∼15일 공연은 각 예매처별로 4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연극 ‘웃음의 대학’도 15일에 2회 공연을 추가했다. 15일까지는 R석 2만5000원, S석 2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 연극 ‘에쿠우스’도 13∼15일 공연에 한해 전석 3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 단 회당 50매 한정이다.
설 분위기에 맞는 민속 공연도 준비돼 있다. 국립극장은 설날인 14일 오후 1시부터 극장 내 문화광장에서 전통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펼친다. 널뛰기, 투호,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각 코너마다 제시된 과제를 마치면 스티커를 모을 수 있다. 5개의 스티커를 모으면 기념품을 증정한다. 오후 3시부터는 KB하늘극장에서 국악음악회 ‘우리 민요’와 국악 뮤지컬 ‘맹진사댁 경사’가 공연된다.
서울남산국악당은 14일과 15일 오후 3시에 전통춤과 전통음악이 연주되는 설맞이 공연 ‘설날의 행복’을 공연한다. 공연 후에는 출연진과 관객이 무대에서 함께 강강술래도 하고 사진촬영도 하는 뒤풀이 행사가 진행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