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황경애 (13) “큰 뜻 품는 자녀 원하면 함께 여행을 떠나세요”

입력 2010-02-10 17:33


여행은 꼭 필요하다. 여행은 삶에 활력을 주고 색다른 경험을 통해 보는 눈과 생각하는 마음을 넓혀준다. 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생 공부를 하게 한다. 세계 여러 곳을 다니다 보면 현장학습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깨우치는 등 자연스럽게 삶의 철학도 습득한다.

그래서 나는 아홉 번째, 자녀들과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여행을 하면 가족간에 끈끈한 정이 생긴다. 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여행을 통해 자녀는 국제적인 감각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땐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녔다. 중고등학생 때는 해외로 선교를 보냈다. 대학생 때는 외국에 교환학생으로 나가 공부하도록 했다. 큰딸은 스페인과 모로코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유럽을 여행했다. 또 해외 선교지를 다니도록 했더니 대학을 졸업할 때쯤엔 지구를 한 바퀴 돌게 됐다.

아들은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존은 자신의 뿌리를 더 공부하고 싶다며 한국행을 선택했다. 신촌이나 홍대 앞, 압구정동, 명동을 또래 친구들과 다니며 한국의 문화를 접했고, 주말에는 이들과 창덕궁이나 창경궁을 방문해 역사를 공부했다. 아들은 지금도 “한국 음식이 세계에서 제일 맛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국인의 피는 속일 수 없나 보다. 여행이야말로 자녀 교육에 있어서 최고의 투자다.

마지막 열 번째, 자녀와 함께 공부하라. 나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공부해” “숙제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숙제를 도와준 적도 거의 없다. 내가 도와준다면 아이는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고 들지 않고 먼저 엄마를 찾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도서관에 자주 데려갔다. 그곳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법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막내딸 조이가 고등학생 때 미국 대표로 국제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과학잡지 등을 구독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 부모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큰딸 그레이스가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백악관에서 우리 가족을 초청한 적이 있다. 막내만 빼고 아들 존과 함께 백악관을 방문했다. 안내자를 따라 백악관 내부를 둘러보고 공원에 앉아 점심을 먹을 때 존에게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우리가 저 안에 들어가서 식사할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바라봄의 법칙. 평소 존경하는 조용기 목사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던 말씀이다. 나는 늘 이것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 11:1∼2)란 말씀도 있지 않은가.

“엄마,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에요?”라고 자녀들이 묻는다면 무슨 말을 해줄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훌륭하다고 가르칠 것인가. 공부만 잘하는 것과 공부도 잘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하나님을 찬양하니까 더 큰 지혜를 주셔서 공부도 잘하게 되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훌륭한 사람은 하나님 마음에 합당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람이야. 또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사회와 나라와 세계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사람이야.”

세상의 모든 엄마는 자녀들이 훌륭한 믿음의 소유자가 될 수 있도록 매일 기도해야 한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