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들의 비판 잠재울 기독 변증의 巨木들… ‘순전한 기독교’ C S 루이스와 그의 후예

입력 2010-02-10 09:32


“저는 이른바 ‘나의 종교’를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한’ 기독교, 즉 제가 태어나기 오래 전부터 저의 호오(好惡)와 상관없이 이미 그러했으며 지금도 그러한 기독교를 설명하기 위해 이 책을 쓰고 있습니다.” 20세기 최대의 기독교 변증서라는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의 서문에서 C S 루이스는 책을 쓴 목적을 밝히고 있다. 본질적 기독교를 설명하기 위해서 책을 썼다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과 도덕성을 탁월한 지성적 터치로 풀어낸 책이다. 루이스는 이 책에서 우리 영혼이 사모하는 그분에 대해, 그분이 하시는 일에 대해, 그리고 그 결과 우리 삶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홍성사가 번역, 출간한 이 책은 결코 쉽게 읽어낼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2001년 국내에서 번역본 초판이 발간된 이래 10여만권이 나간 스테디셀러가 됐다. 홍성사 송승호 편집장은 “국내에도 루이스의 저서를 진지하게 읽을 수 있는 독자층들이 형성돼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 강한 지금의 시대에서 ‘순전한 기독교’는 크리스천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가운데 하나다. 핏발선 눈으로 기독교를 바라보는 비신자들에게도 소개해야 할 책이다. 사실 세상이 비난하는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다. 그들이 비판하는 기독교는 순전한 기독교가 아니다. 기독교 내부에서도 이상하게 보아야 할 변종 기독교다. 지금은 우리 스스로는 물론, 세상에도 순전한 기독교를 전해야 할 시기다. 서구의 수많은 기독교 기관에서 ‘20세기 최고의 책’으로 선정한 이 책을 일단 읽어 보시라.

루이스는 지난 1963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 이후 제임스 패커와 존 스토트 목사 등 기독교를 변증했던 수많은 ‘루이스의 후예들’이 나타났다. 존 스토트의 ‘비교할 수 없는 그리스도’도 기독교 변증서의 클래식에 속한다. 21세기에 등장한 루이스의 후예들로는 알리스터 맥그레스, 리처드 마우, 래비 재커라이어스 등을 들 수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인 맥그레스는 한때 자유주의에 심취하기도 했으나 결국 복음주의가 진리임을 깨닫고 기독교를 변증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맞짱’을 뜨고 있는 기독교 지성이다. ‘회의에서 확신으로’(IVP),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국제제자훈련원) 등 수많은 저서들이 있다. 가장 최근에 생명의말씀사에서 맥그레스의 ‘한 권으로 읽는 기독교’를 번역, 출간했다. 기독교에 관한 모든 지식을 현대적인 의미로 새롭게 정리한 기독교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비전문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독교 백과사전적 성격이 강하다.

풀러신학교 리처드 마우 총장 역시 철학자이자 신학자로 기독교를 변증하고 있다. 마우 총장은 ‘무례한 기독교’(IVP)에서 다원주의 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시민교양을 다뤘다. 그는 크리스천들이 복음적 진리에 확고히 거하면서도 이 사회의 통념과 상식에 벗어나지 않는 시민교양, 즉 ‘신념있는 시민교양(Convicted civility)’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나온 ‘버거킹에서 기도하기’(IVP)는 세속주의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을 위한 생활영성서이다.

래비 재커라이어스는 인도 출신의 석학으로 루이스 이래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평가받는 인물. 아직은 낯설지만 미국 내 높은 성가에 비춰볼 때에 조만간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올 저자다. 최근 토기장이에서 래비 재커라이어스의 ‘위대한 장인(Grand Weaver)’을 번역,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하나님은 창조자이며 우리 인생을 걸작으로 만들어가는 장인이라고 말했다. 재커라이어스에 따르면 하나님은 각자를 위한 고유한 맞춤 디자인을 갖고 계신다. 따라서 하나님을 위대한 장인으로 인정하고 신뢰한다면 우리 인생은 반드시 명품으로 완성될 수 있다.

이 밖에 ‘21세기의 C S 루이스’로 불리는 N.T. 라이트와 ‘완전한 진리’(복있는 사람)의 저자 낸시 피어시 등도 루이스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에 대한 도전이 거센 이 상대적 시대에서 크리스천들의 비신자들에 대한 복음의 변증은 루이스는 물론 ‘루이스의 후예들’의 저서를 읽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