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신학 ‘새 관점’ 대표학자 N.T. 라이트 조명
입력 2010-02-10 17:56
한국성경신학회 학술대회 ‘언약적 율법주의’ 해부
바울신학의 ‘새 관점’에 대한 연구와 이에 대한 반론이 신약학계의 핫이슈로 어어지는 가운데 한국성경신학회(회장 박형용)가 지난 8일 서울 반포동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새 관점의 대표적 학자로 꼽히는 영국 성공회 더럼 지역 주교인 N.T 라이트에 대한 신학적 조명을 시도했다. 라이트는 새 관점 주창자들과는 다른 입장을 취하면서도 독특한 성경 해석으로 새 관점에 동의하고 있고 이를 복음주의권 대중에게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조직신학) 교수는 ‘N.T. 라이트의 신학적 기여와 그 문제점’을 발표하고 라이트의 입장에 대해 “1세기 유대교는 은혜로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들어가 율법에 대한 순종의 행위로 언약 안에 머문다는 언약적 율법주의를 가졌다는 샌더스의 견해에 동의했다”고 말하고 “그는 바울 시대 유대교는 행위로 구원을 얻는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바울 역시 행위는 언약 안에 머무는 조건이지 그것으로 구원을 얻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라이트의 이런 관점은 칭의(稱義)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 교수는 “라이트는 칭의에 대해 언약의 관점과 법정의 관점에서 보는 구속과 구원의 큰 사건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칭의는 구원론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교회론에 대한 것이며 ‘누가 구원받은 자들 안에 있느냐를 말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라는 것이다.
지옥에 대한 이해도 라이트는 개념이 아니라 장소라는 점에선 이의가 없으나 이를 예루살렘 도시 남서쪽 밖에 있는 골짜기의 쓰레기더미 장소, 즉 힌놈의 골짜기를 생각하면서 말하고 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교수의 논문은 라이트의 ‘New Perspectives on Paul’과 ‘Surprised by Hope’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새 관점 이론의 핵심 이슈는 1세기 유대교가 토라를 어떻게 이해했는가에 있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장세훈(구약학) 교수는 “라이트의 새 관점 이론이 1세기 유대교를 지나치게 획일화했다는 비판과 초기 유대교 문헌들 및 신약의 본문들이 행위 종교로서의 유대교적 특징을 증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성서대학교 김현광(신약학) 교수도 라이트가 갈라디아서 3장 10∼14절 해석에 대해 인간의 구원에 대해 말하고 있는 본문이 아니란 점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한국 목회자들은 본문을 구원론적으로 해석하는데 주저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