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단체들 “로버트 박 선교사 인터뷰 못믿어”

입력 2010-02-10 18:47

북한 인권단체 지도자들은 로버트 박 선교사의 석방과 관련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 내보낸 인터뷰 내용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로버트 박 선교사의 인터뷰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박 선교사가 북한 해방 위한 기도운동을 하던 글로벌정의기도네트워크는 10일 성명을 내고 “조선중앙통신 보도 내용을 사실인양 보도하는 것은 박 선교사에 대한 중대한 인권 침해”라며 “본인을 통해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이 내용에 대한 인용과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외용 선전매체로 그 진실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로버트 박은 북한으로 들어가면서 사랑과 용서, 화해의 메시지를 선포했지만, 인터뷰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들어있지 않았다”며 “그런 그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종교 자유 문제, 체제 문제 등을 이해하고 허용하는 메시지를 말한 것은 그의 의사와 상관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함께 북한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글로벌정의기도네트워크 K씨는 “녹음이나 필적도 없이 반성문을 썼다고 했는 데 로버트 박은 한국말 쓰는 것이 서툴다”며 “하나님께서 북한의 그런 술수에 이용당하시겠는가.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로버트 박 선교사의 입북으로 북한 인권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도전을 줬는 데 이러한 분위기가 훼손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북한 정권이 얼마나 교묘하게 조작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로버트 박의 건강 상태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인이면서 헬핑핸즈코리아 대표로 한국에서 북한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팀 피터스 대표는 “북한 정부가 북한에도 종교적인 자유가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해 평양 봉수교회에 그를 데려갔다 해도 그는 북한에서 종교적인 박해를 받고 정치범수용소에 갇혀있는 사람들이 많음을 여전히 확고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선교사를 지원해 온 팍스코리아나 조성래 대표는 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로버트 박의 기자회견은 회유와 협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박씨가 엄청난 정신적인 협박을 당했을 것이고 박씨의 할머니가 옛날에 월남하신 분이라 북한에 친척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들었다”며 “내게도 할머니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갔는 데 어린 아이들 세워놓고 ‘무슨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 하나둘 씩 죽이겠다’고 친척들을 협박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박 선교사는 북한 내의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김정일의 퇴진,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해 12월 25일 무단 입북했다가 조선중앙통신과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5일 풀려났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